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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급변하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격변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릴 만한 올해에도 독립보행에서는 많은 작품들이 거친 파도 위로 동동 떠오릅니다. 숏폼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중편의 호흡으로 강한 몰입감을 준 작품들, 기술 발전의 흐름에 발맞춰 과감히 AI를 활용한 진취적인 작품들, 그리고 그런 시대 안에서도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애니메이션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한곳에 모였습니다. 독립보행이라는 장 아래에서 다양한 스타일과 이야기를 가진 유의미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신 감독님들께 심사위원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쯤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고는 합니다. 그 기분은 여러 감정들이 마치 소용돌이처럼 뒤얽히는 느낌이지요. 뜻깊은 작품을 보았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영화관 밖을 나서지만, 묵직한 경외심과 더불어 괜한 질투심과 같은 다양한 감정이 섞이며 작품을 음미하게 됩니다. 이번 심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들 덕에 신선한 영감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비록 상영관에서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이야기들도 있지만, 심사를 통해 만난 모든 작품은 내재된 귀한 가치와 빛을 가지고 있기에 심사위원의 선택이 작품의 가능성과 가치를 규정지은 것이 아님을 조심스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얻은 관점과 생각을 자신의 내면에서 다시 고뇌하고 작품의 형태로 발산하는 행위는 누구에게 평가 받을 수 없는 예술적 산물이라 생각합니다. 작품을 만드신 모든 감독님들의 노고에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합니다. 2025년의 독립보행이 기대됩니다. 시대의 빠른 흐름 안에서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이번 작품들로 하여금 애니메이션이 강력한 예술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하루 빨리 상영관에 모여 관객분들과 감독님들이 작품을 두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럼 영화제에서 뵙겠습니다. 독립보행 예선 심사위원 고동환, 김창수, 추혜진을 대표하여 고동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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