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 스케치] 아시아로4
일시 2025.9.21(일) 17:15 상영 후
홍보팀 이기근
모더레이터_ 이경화 프로그래머
거 루안 감독 <문문문문문>
리나 이토 감독 <나는, 나도, 내가, 나를>
두안치 감독 <쉿>

모더레이터 : 저는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하고 있는 이경화입니다.
먼저 감독님들이 어떤 작업을 하셨고, 지금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시는지, 감독님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관객 여러분들의 질문 이어서 받도록 하겠습니다.
<문문문문문> 거 루안
안녕하세요. 저는 <문문문문문>의 감독, 루안 거 입니다. 이 작품은 제 석사 졸업 작품이고요. 2021년 코로나 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그 당시에 한창 코로나가 진행되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저는 그때 당시에 학교에서 창문을 통해 빌딩숲 외에는 보이지 않는 바깥을 봤습니다.
방 안에서 계속 생각을 하고, 더 많이 사유를 하게 되는 그런 일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그때는 진정한 자유라는 게 전혀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제 맞은편에 볼 수 있는 것은 벽 밖에 없었고, 그래서 제가 인터넷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인터넷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정보들도 많고 잡다한 의견과 정보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때 많은 영향을 받기도 했고 그런 것들이 저한테 어떤 환상, 어떤 경험, 기억,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다 축적이 되어가며 쌓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는, 나도, 내가, 나를> 리나 이토
<나는, 나도, 내가, 나를>이라는 작품을 만든 리나 이토이고요. 졸업 작품으로 만든 작품인데요. 학교에 재학하고 있을 때,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소재적으로 봤을 때,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면 여러가지 재밌는 표현들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이 돼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쉿> 두안 치
안녕하십니까. 저는 <쉿>의 감독인 두안 치입니다. 이 작품은 저의 첫 작품이고요.
이 작품을 창작할 때 영감을 많이 받았던 부분은… 사실 당시엔 제가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많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분출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분출 가능한 범위라는 게 있잖아요.
그걸 생각했을 때, 당시에 저에게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구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각 장면을 보면, 이 안에 있는 모든 장면에서 저의 일부분이 녹아져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작품 안에서 어떤 누군가, 즉 주인공이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을 했다는 것을 통해 제가 대신해서 스트레스가 해소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여러가지 행동들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를 했지만, 마지막에 남아있는 감정은 오히려 공허함 같은 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선택한 것은 생명이 없는 무생물로 돌아가겠다, 라고 결정을 하게 된 이유가 이러한 허무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더레이터 : 지금 참여해 주신 감독님께서 오신 곳이 굉장히 큰 도시들이에요. 서울도 인구 천만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거 루안 감독님께서는 상하이에서 오셨는데요.
상하이는 인구가 거의 3천만 명에 가까운 큰 도시고, 두안 치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항저우에서 오셨는데, 그곳도 900만 명의 큰 도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도시인 도쿄도 말할 것도 없이, 인구 1400만 명의 큰 도시인데요. 감독님들의 작품이 이런 대도시에서의 생각과 감정들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궁금하더라고요.
<문문문문문> 거 루안
저 같은 경우는 영향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제가 느꼈을 때 지금 중심지에서 먼 도시에서 사는 다른 사람의 경우로 바라보는 시각과
제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평소에 주변, 그리고 다른 도시가 어떤지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데요.
더 멀리 있는 어떤 다른 곳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주의깊게 바라봅니다. 아무래도 거기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쉿> 두안 치
저도 대도시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대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독감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을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많고 선택을 해야하는 일도 굉장히 많아서 이런 외로움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선택을 하려하면 ‘내가 어떤 일을 해야지’라고 할 때 더 복잡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바쁠수록 나를 더 찾기가 어렵다라고 생각을 하고,
또 그런 감정들이 제 작품에 많이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나도, 내가, 나를> 리나 이토
작품을 표현할 때, 도시 자체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배경이라든가,
이런 도시의 삶이 묻어나는 모습들은 분명히 나의 경험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성형을 자주 한다’라는 것들도 사람이 많은 곳, 번화한 곳들을 다니다보면 생기는 여러가지 영향들을 분명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모더레이터 : <문문문문문> 같은 경우, 작품 속에서 사람은 하나도 안 나오고 의자가 계속 나오잖아요. 그래서 ‘의자 의자 의자’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문문문문문> 거 루안
이 의자들은 하나의 어떤 현상, 의식 또는 어떤 경험들을 상징을 하는데요. 그런 것들이 각각의 문과 연결-연결이 되어 문 뒤에 있는 어떤 현상,
문 뒤에 있는 의식과 같이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식이 흘러가는 여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것들이 하나의 기점이 되고, 상황을 나눠주는 문이 그러한 상징성이 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것을 나눠주는 기점으로써 문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가 이 영화의 제목을 ‘문’이라고 지었지만, 사실 의자가 굉장히 많이 등장을 하잖아요.
영화 속 주인공이 어떻게 보면 ‘의자’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데요. 코로나 때 기숙사 룸메이트와 제가 같이 침실을 썼어요.
침실에서 갇혀 있었을 때, 저는 책상 앞에서 논문을 쓰고, 책상 앞에 의자가 놓여있는 상태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 저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의자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계속 그 자리에 있었잖아요. 그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작업 후반부에는 어떻게 보면 의자 자체가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했다기보단 문이랑 의자 자체는 문과 별개로 어떤 의식의 형태나 상징성을 나타낸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더레이터 :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보면 상자가 다 풀리면서, (앞에 보이는 관객석 같은) 무대 의자가 잔뜩 나타나잖아요. 오늘, 지금의 이러한 결말을 예상하는 겁니까?
<문문문문문> 거 루안
네, 맞습니다.
모더레이터 : 두안 치 감독님에게 궁금한 점은 캐릭터 디자인인데요. 캐릭터 얼굴을 보면 눈썹에 딱 붙어서, 눈썹부터 코까지 ‘부(不, 아닐 부)’라는 한자처럼 보이거든요. 의도된 것인가요?
<쉿> 두안 치
맞아요. 중국어에서도 ‘부(不, 아닐 부)’를 쓰기 때문에, 저도 똑같이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설정을 했습니다.
모더레이터 :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신 건가요, 혹시 인간이 아니다라는 뜻인가요?
<쉿> 두안 치
중국어에서는 ‘부(不, 아닐 부)’가 기분이 안 좋은 상태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다’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썼습니다.
모더레이터 : 저는 <쉿>이 감독님의 첫 작품이라는 것에 놀랐는데요. 특히, 고양이 캐릭터의 움직임 같은 게 굉장히 자연스러웠어요.
어떻게 첫 작품에 이렇게 멋진 애니메이션을 애니메이팅을 할 수 있었나요?
<쉿> 두안 치
일단, 저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할 때 소재들을 굉장히 많이 취합해요. 예를 들면, 실제로 저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키우는 고양이들의 뛰고 노는 모습들을 모아서, 나중에 모션으로 친 다음, 최종적으로 액션을 반영을 해서 작업을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이유를 더 생각해보면, 제가 원래는 유화 전공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껍질이 벗겨지는 부분이 나왔을 때의 소리가 단지 유기적인 게 벗겨지는 소리가 아니라, 복합적인 소리가 났습니다.
그 부분이 상상력을 많이 자극을 했는데, 사운드 메이킹을 할 때 어떤 의도를 가지셨는지 혹은 껍질이 벗겨진다는 게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좀 더 듣고 싶습니다.
A. 먼저, 껍질에 대해서 답변을 드리면요. 사실은 ‘양파 껍질을 벗긴다’라고 생각하면서 만든 부분인데요. 양파 껍질은 까도 까도 계속 같은 모습이잖아요.
그리고 ‘까도 까도 끝이 없다’라는 것에서, 어떤 의미로는 참 의미 없는 일이다, 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성형을 하는 것도 계속 무언가를 한다고 바뀌지 않고,
계속 똑같은 것의 반복인데, 끝이 없는 것에서 생각한 디자인입니다.
그래서 이런 이미지 때문에 양파를 까는 소리를 사용을 했고요. 전문가분께 맡겨서 믹싱을 했더니,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첫번째는 리나 이토 감독님에게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 거나, 자기 혐오적인 모습이 보면서 공감이 됐던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궁금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질문으로, 세 감독님 모두 어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서 이야기들이 만들어진 것 같은데, 제작을 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나도, 내가, 나를> 리나 이토
우선 반복된 행동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요. 사실, 성형하던 당시의 일기를 기본으로 해서 만들게 됐는데요.
자기 혐오적인 모습과 반복적인 모습이 보이지만, 이런 것들을 일부러 표현했다기보다는 일기를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도 드러난 부분들이 있습니다.
작품을 제작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딱히 없었는데요. 애니메이션 작업이 처음이다보니, 익숙하지도 않고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 자체로 되게 힘들었습니다.
<쉿> 두안 치
인물 설정할 때… 제가 두껍게 그리는 기법이 있는데, 두껍게 표현하는 핸드 드로잉 기법을 처음에 썼었어요. 당시에 쓰던 프로그래밍이 ‘프로크리에이트’였는데, 그걸 사용을 하니까 되게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런데 ‘크리에이터 드림’이라는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한결 나아졌고, 제가 겪던 문제들이 많이 해결이 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사용하다 보니까 불편한 점이 굉장히 많았어요. 당시 작업을 할 때, 회사에 개선 요청 사항을 이메일로 보낸 적도 있어요. 이런 일도 있었고, 여러 과정들을 거치면서 어쨌거나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문문문문문> 거 루안
제가 가장 많이 고민을 했던 첫 번째는 ‘내가 내 이야기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입니다. 이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요.
당시에 저희 교수님께서도 말했지만, 제가 애니메이션 작업을 할 때 스토리가 비대하고 끝맺음이 없어서 매번 지적을 받았어요. 그래서 작업을 할 때는 이런 부분을 굉장히 신경 썼고
하나에서 어떤 하나로, 깔끔하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하나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 작품도 이러한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런 부분들이 많이 해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테지만, 목이랑 허리와 척추 쪽이 다 안 좋습니다. 물론 그때는 파스를 붙이면서 작업을 하면 되니까 괜찮습니다.

모더레이터 :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해서 고독스러웠다기보단 실질적인 작업에서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감독님들이 졸업을 하시고, 개인적으로 프리랜서 업무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여쭤보면서 끝인사 드리겠습니다.
<문문문문문> 거 루안
제가 졸업을 하고 일을 했었는데, 재미가 없어서 퇴사를 했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과 여러 풍경을 보며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중간에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외주 받아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은 뮤지컬인데요. 뮤지컬의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해서 내년에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뮤지컬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공백기간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재밌는 경험과 이벤트를 겪었습니다. 거기서 제가 느낀 것을 저만의 작품으로 계속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쉿> 두안 치
저는 지금 교수님과 함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직역을 하면 ‘유민의 스토리’라는 영화고 내년에 개봉을 할 예정입니다.
작품이 잘 끝나게 되면, 사실 경제적으로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어요. 저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은데요.
다른 분야도 도전해 볼 생각이고, 지금은 공포나 스릴러물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쪽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는, 나도, 내가, 나를> 리나 이토
일본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프로젝트가 있는데, 거기에 채택이 된다면 애니메이션을 만들 생각입니다.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을 만들 생각이고, 테마는 친구의 가족을 모티브로 옳은 가족은 무엇인가,
옳은 삶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작품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모더레이터 : 감독님들의 다음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구요. 끝까지 함께 자리해 주신 관객 여러분 그리고 감독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박수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