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은 성장 과정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외로움에 관한 대화로 이어진다. 이 교류를 통해 누구나 때로 혼란과 외로움을 겪을 때가 있다는 것과, 서로의 지지가 따뜻함과 격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늦은 밤, 아이스링크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소녀는 낯선 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화려한 색채로, 자유로운 형태로, 서정적인 음악으로 보는 이를 여름밤의 환상 속으로 이끈다. 현대인들에게 소통의 대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자신에게 낯선 존재들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때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존재와 감정을 나누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격려와 위로가 되는지 작품은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새벽이 오고 헤어질 순간이 오지만 안도감보다도 아련한 느낌이 남는 것은 이 때문일까. 서새롬